
울산은 바람이 강한 날이 많고, 비도 갑자기 내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저 또한 4년동안 제주도에 살아서, 날씨가 안좋은 날이 잦습니다.
센터에서는 어르신들께 이런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어제는 날씨가 안 좋아서 운동을 못 나왔어.”
“비 오면 그냥 쉬는 게 낫지?”
그 말은 충분히 이해됩니다.
젖은 길은 미끄럽고, 바람이 강하면 균형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자칫 밖에 나가서 걷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부상의 위험이 있죠.
무리해서 나가는 것보다 안전이 먼저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를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사실, 날씨가 어떻든 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65세 이상 성인에게 주당 최소 150분 이상의 중강도 유산소 활동과
함께 주 2회 이상의 근력 운동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 권고의 핵심은, 강도보다 지속성입니다.
하루에 많이 하는 것보다
일주일 내내 조금씩 이어가는 것이 건강에 더 도움이 된다는 뜻입니다.
비가 온다고 며칠 쉬고,
바람이 분다고 또 쉬게 되면, 결국 운동의 리듬이 끊어집니다.
물론 몸은 며칠 쉰다고 갑자기 약해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점차 운동하는 습관이 무너진다면, 말은 달라집니다.
Journal of Aging and Physical Activity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65세 이상 고령자가 2주 이상 신체활동을 중단할 경우
하체 근력과 균형 능력이 유의하게 감소하고
낙상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또한 미국 스포츠의학회는
가벼운 체중 운동이라도 규칙적으로 수행하면
근기능 유지에 충분한 효과가 있다고 권고합니다.
즉, 밖에서 하는 산책이 아니더라도
실내에서 이어가는 작은 움직임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는 뜻입니다.
비 오는 날은 방식을 바꾸면 됩니다.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또는 노인복지관이나 주민센터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도 좋고,
아파트 헬스장과 커뮤니티 공간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중요한 것은 장소가 아니라 몸을 계속 쓰는 습관입니다.
거실 의자 하나면 하체 운동이 가능하고,
벽 하나면 균형 훈련이 가능합니다.
운동은 큰 장비가 필요한 일이 아닙니다.
몸을 조금이라도 쓰겠다는 의지가 필요합니다.
비 오는 날 운동을 완전히 안하는 것과 10분이라도 하려는 것의 차이는
몇 달 뒤에 분명히 나타납니다.
노년기 운동의 목표는 기록을 세우는 것이 아닙니다.
다치지 않고, 중단하지 않고, 오래 가는 것입니다.
저는 걷는 걸 좋아합니다. 제주에 있을때에는 올레길을 주로 걸었고,
서울에 사는 지금은, 천을 따라 형성된 산책로를 자주 걷습니다.
울산에 사시는 여러분도, 날씨 좋은날 실내보단 태화강을 걷는 날을 더 좋아하실 겁니다.
하지만 비가 와서 집에 머무는 날도 있으시겠죠.
그럴 때 완전히 멈추지 않고 방식을 바꿔 이어가 보세요.
습관은 리듬입니다.
그 리듬이 끊기지 않도록
비 오는 날에도 작은 움직임을 남겨두시기 바랍니다.
오늘 밖에 나가지 못했다면 의자에서 천천히 10번만 일어나 보십시오.
그 10번이 내일 다시 걷게 만드는, 용기와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