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문을 열고 들어오시는 어르신들이 가장 많이 찾으시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파스'입니다.
"어제부터 무릎이 좀 쑤시는데 제일 시원하고 센 놈으로 하나 줘!"라고 말씀하시곤 하죠… ㅎㅎ
어르신들에게 파스는 만병통치약 같은 존재입니다.
허리 아플 때, 무릎 쑤실 때, 어깨 결릴 때 일단 붙이고 보시니까요.
하지만 파스 봉투 뒷면의 깨알 같은 글씨를 자세히 보신 적 있으신가요?
어떤 건 '쿨(Cool)', 어떤 건 '핫(Hot)'이라 적혀 있고, 성분도 제각각입니다.
단순히 시원한 느낌만 찾다가 오히려 통증을 악화시키거나 피부 화상을 입는 경우도 많아요.
오늘은 약사가 알려주는 '내 몸에 맞는 진짜 파스 고르는 법'에 대해 속 시원하게 풀어보겠습니다!
쿨파스 vs 핫파스, 언제 무엇을 붙여야 할까?
가장 먼저 고민되는 것이 바로 "찬 파스를 붙일까, 뜨거운 파스를 붙일까?" 하는 점이죠. 이건 단순히 취향 차이가 아니라, '통증의 성격'에 따라 결정해야 합니다.
- 찬 파스 (냉파스/쿨파스): "방금 삐끗했을 때!"
성분: 주로 멘톨, 캄파 성분이 들어있어 시원한 느낌을 줍니다.
효과: 혈관을 수축시켜 붓기를 가라앉히고 염증이 퍼지는 걸 막아줍니다.
언제 쓸까?: 계단 오르다 발목을 삐었을 때, 갑자기 담이 걸렸을 때, 부어오르고 열감이 느껴지는 '급성 통증'에 사용하세요.
- 뜨거운 파스 (온파스/핫파스): "오래된 통증, 만성 질환에!"
성분: 고추 성분인 캡사이신이나 노닐산바닐릴아미드 등이 들어있어 후끈한 열감을 냅니다.
효과: 혈관을 확장해 혈액 순환을 돕고, 뭉친 근육을 풀어주며 통증을 둔하게 만듭니다.
언제 쓸까?: 퇴행성 관절염으로 늘 무릎이 시리거나, 만성 허리 통증처럼 '오래된 통증'에 효과적입니다.
파스 속 진짜 주인공, '소염진통제' 성분을 확인하세요
시원하거나 뜨거운 느낌은 사실 '느낌'일 뿐, 실제로 염증을 가라앉히는 건 그 속에 숨겨진 약물 성분입니다. 파스 봉투에서 이 이름들을 꼭 확인해 보세요!
케토프로펜 (Ketoprofen): 퇴행성 관절염 파스에 가장 많이 쓰이는 성분입니다. 염증을 잡는 힘이 강하죠. 하지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이 성분은 햇빛을 받으면 피부 화상을 입는 '광과민 부작용'이 있어, 붙인 부위를 옷으로 잘 가려야 합니다.
디클로페낙 (Diclofenac) / 피록시캄 (Piroxicam): 무릎이나 손가락 관절처럼 좁은 부위의 염증에 깊숙이 침투하는 효과가 좋습니다.
플루르비프로펜 (Flurbiprofen): 강력한 소염 효과가 있어 심한 통증에 자주 쓰입니다.
"어떤 파스가 제일 좋아요?"라고 물으신다면,
저는 "어르신의 지금 통증이 어제 생긴 건지, 1년 된 건지에 따라 다릅니다"라고 답해 드립니다.
급하게 삔 데 뜨거운 파스를 붙이면 오히려 염증이 심해질 수 있으니 주의하셔야 해요!
약사가 알려주는 파스 사용의 '치명적 실수' 3가지
어르신들이 약국에서 상담하며 가장 많이 하시는 실수들을 짚어드릴게요.
첫째, 아프다고 덕지덕지? '간'이 힘들어합니다. 파스도 결국 '약'입니다. 피부를 통해 흡수되어 혈관으로 들어갑니다. 한꺼번에 대여섯 장씩 온몸에 붙이면 먹는 약을 과다 복용한 것과 같은 무리를 간과 신장에 줄 수 있습니다. 한 번에 1~2장 내외로 사용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둘째, 뗄 때 아프다고요? 물에 불리세요. 노년기 피부는 얇고 약합니다. 파스를 확 떼어내다 피부 껍질이 같이 벗겨져 고생하시는 분들을 자주 봅니다. 파스를 떼기 1~2분 전에 미지근한 물을 적셔 충분히 불린 뒤 살살 제거해 주세요.
셋째, 가렵고 붉어지면 즉시 중단! "독해서 그런가 보다, 참아야 낫지"라고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발진이나 가려움은 알레르기 반응입니다. 계속 붙이면 화상처럼 흉이 질 수 있으니, 즉시 떼어내고 약사와 상의하여 다른 성분이나 '바르는 겔' 타입으로 바꾸셔야 합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파스를 고를까요?" - 약사의 실천 수칙
오늘부터는 약국에 오셔서 단순히 "시원한 거 줘" 대신 이렇게 말씀해 보세요!
"부딪힌 지 얼마 안 돼서 부었어요" → 냉파스를 선택하세요.
"무릎이 늘 시리고 비 오면 더 아파요" → 온파스를 선택하세요.
"피부가 약해서 잘 뒤집어져요" → 붙이는 파스 대신 '바르는 겔'이나 '로션' 타입 소염진통제를 추천받으세요.
"낮에 붙이고 외출할 거예요" → 케토프로펜 성분은 피하거나, 긴 바지를 입어 햇빛을 꼭 차단하세요.
파스는 '붙이는 진통제'이지 '단순한 반창고'가 아닙니다.
지금 내 무릎이 왜 아픈지, 이 파스 속에 어떤 성분이 들어있는지 한 번만 더 들여다봐 주세요.
잘 쓴 파스 한 장은 열 영양제 부럽지 않지만, 잘못 쓴 파스 한 장은 소중한 피부와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헷갈릴 때는 언제든 약국에 들어오셔서 "약사님, 내 무릎에 이 파스 맞을까?"라고 물어봐 주세요.
여러분의 단골 약사님들은 언제나 그 질문을 기다리고 있답니다!